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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한국> 번역평가 씨리즈 5회-8회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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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esk

작성일자

200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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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outsesk@yahoo.co.kr

조회

6053


<한국일보>에 연재되었던 번역평가 씨리즈 5회-8회분 올립니다. 연재 1-4회분은 아래에 올라 있습니다. 8회로 씨리즈 연재는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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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것이 문제다] <5>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미국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출간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청소년기의 고뇌를 그린 성장소설로 널리 읽히는 인기작이다.
샐린저는 작품을 출간한 후 독자들을 피해 은거해 버렸는데, 작가의 괴팍한 삶을 모델로 한 할리우드 영화도 만들어져 국내 상영까지 했다. 대중성이 있어서인지 현대작품치고는 우리말 번역도 일찌감치 1963년에 나왔다.

국내에서 ‘호밀밭의 파수꾼’ 번역본으로 확인된 것은 모두 30여 종이다. 이 중 내용이 같은 것을 빼면 검토 대상이 된 것은 17종. 그 가운데 8종은 표절본으로 기왕의 판본을 베끼거나 약간 윤문한 정도이다.

그런데 독자적 번역본 역시 작품의 대중성에도 불구하고 번역의 질이 그다지 높지 못했다. 비표절본 9종의 번역서 중에서 추천할 만한 번역서는 한 종도 없다.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읽을 만한 번역은 이덕형, 윤용성, 김욱동ㆍ염경숙 공역본 등 3종이다.

이덕형(문예출판사)과 윤용성(문학사상사)의 번역본은 가독성을 높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돋보인다. 원문의 어감을 살리기 위해 문장을 자유롭게 변형하면서 자연스런 구어체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그러나 이 번역본들에서는 주인공의 내적 독백을 전하기 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긴 문단이나 문장을 편한 대로 나누어 처리한 대목이 많았다.

특히 원문에서 작가가 주인공의 의식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중복해 표현한 부분을 하나로 통합해 번역하였다. 문장은 매끈해졌지만 결과적으로 원문에 충실하지 못한 결과가 되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자신의 생각을 길게 연결하면서 서술해 주인공의 어투를 전달하는 것이 번역의 정확성만큼이나 중요하다. 단지 가독성만을 높이기 위해 작품의 고유한 어조나 서술방식을 무시한 것은 결코 사소한 문제라고 할 수 없다.

김욱동과 염경숙의 공역본(현암사)은 원작의 속어, 비어 등을 살리려고 노력한 점이 특징이다. 때로 지나친 부분도 있지만 원작의 어감을 자연스럽게 전하려고 고심한 것 자체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 번역본의 문제는 주인공이 구사하는 비속어가 주인공의 경어체 말투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작에서 주인공이 전하는 독백투 이야기의 잠재적 청중은 어른이라기보다 동년배로 보는 게 무난하다. 따라서 어투도 경어체보다는 평어체로 처리하는 것이 무난하다.

세 번역본 모두 다른 번역본에서 잘못 옮긴 부분을 제대로 번역한 대목이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1장의 ‘The Cab I had was a real old one that smelled like someone'd just tossed his cookies in it’에서 ‘just tossed his cookies’는 ‘토한다’는 뜻이다. 이 속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 옮긴 번역본들이 많다.

그러나 세 번역본들에서도 문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오역이 많이 발견된다. 10장의 나이트클럽 장면의 번역이 대표적인 경우다. ‘호밀밭의 파수꾼’ 번역을 보면서 좋은 번역은 단순히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원작의 문체, 어조, 문맥을 전하는 데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영미문학연구회 번역평가사업단 입력시간 : 2004/03/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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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것이 문제다] <6>내서니얼 호손의 '주홍글자'

초역 성과 망친 '표절 대물림'
세밀한 심리묘사 오역·왜곡

미국문학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호손의 ‘주홍글자’(The Scarlet Letter)를 광복 후 처음 번역한 최재서는 “호손의 소설은 세밀한 심리묘사에 있어 세계 제1류이며, 영혼의 미묘한 동태를 추구함에 있어 실로 독보”라고 평하고 이런 호손의 “예술을 살릴 수 있을는지 참으로 아득하다”고 썼다.
미국 식민지시대 초기 젊은 목사 딤즈데일과 유부녀 헤스터 프린의 불륜의 사랑과 진실, 허위의식이 뒤섞인 미묘한 심리를 정교한 언어로 묘파한 이 작품이 번역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본 것이다. 광복 후 출간된 ‘주홍글자’의 수많은 판본 가운데 그의 번역이 가장 나은 것은 이런 감식안과 책임감 덕분이 아닐까.

검토한 70개 판본 가운데 추천할 만한 것은 최재서의 초역본(1953년)과 이장환의 역본(1961년) 정도이고, 39종이 표절본이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초창기 역자들의 성과를 1970년대 이후에 쏟아져 나온 역서들이 제대로 물려받지 못하고 오히려 개악한 점이다.

표절이 난무한 현상은 이런 현상과 동전의 양면이랄 수 있다. 어구와 표현을 약간씩 바꾼 위장 표절본을 다시 표절한 ‘표절의 표절’, 여러 판본을 짜깁기한 ‘잡종의 표절’까지 생겨났다.

오식이나 오역의 대물림이 표절본 뿐 아니라, 꽤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는 판본들에서 빈번한 것도 심각한 문제다. 가령 김종운의 역본(1975년)은 최재서의 드문 오역 “이 세상 누구에 대해서나 진배없는 책임을 이 사람에 대해서는 지고 있다”를 그대로 답습했다. 이는 대략 “어느 누구에게도, 그 밖의 세상 전체에도 지지 않은 책임을 이 사람에게 지고 있다”의 뜻이다.

작품의 핵심부분에서는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일 수 있다. 양병탁 역본(1973년)의 “헤스터의 표정에 나타난 대리석과 같은 냉정함은 환경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즉 그녀의 생활이 정열과 감정이라는 것에서 사색에로 크게 옮겨지고 있었던 것이다”에서 ‘환경’은 ‘circumstance’의 역어인데, ‘주변환경’의 뜻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헤스터의 대리석 같이 차가운 인상은 상당 부분 그녀의 삶이 정열과 감정으로부터 생각으로 크게 전환한 사정 때문이라 할 수 있었다” 정도로 옮겨야 뜻이 명확해진다.

자의적인 해석을 덧붙임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왜곡한 경우도 있다. 특히 여주인공을 옹호하려는 역자의 경우 이런 실수가 잦다.

가령 “마음씨 고약한 거지 따위는…욕지거리를 퍼붓는 일도 있었지만 그녀는 못들은 척했다”(오국근)는 대목에서 “욕지거리를 퍼붓는 일도 있었지만”은 “조소를 보내기도 했다”(threw back a gibe) 정도이며, “그녀는 못들은 척 했다”라는 구절은 역자의 순전한 첨언이다. 대다수 역자들이 ‘주홍글씨’로 잘못 옮긴 제목과 생략한 서문 ‘세관’(The Custom-House)을 온전하게 되살려야 함도 두말할 나위 없다.

추천할만한 번역서

번역자 출판사(출판연도)
최재서 을유문화사(1953, 58)
이장환 범우사(1984, 85) 양문사(1961) 서문당(1972)
*두 책 모두 제목은 ‘주홍글씨’

/영미문학연구회 번역평가사업단 입력시간 : 2004/03/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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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것이 문제다] <7>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중복·표절 빼면 8개판본 불과
작가 특유 독설·풍자 전달 미흡

어릴 적 TV나 어린이용 축약본을 통해 한번쯤 접했을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다. 이 소설은 허크라는 어린이가 모험을 통해 세상에 새롭게 눈 뜨는 과정을 기본구성으로 한다.
하지만 노예제, 기독교 문명, 백인들의 허위의식 등 당대 사회현실과 문명세계에 대한 폭 넓고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진지한 문제의식이 깃든 미국문학의 고전이다.

이 소설을 제대로 읽기 위해 믿고 선택할만한 국내의 번역본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까지 번역자 미상이나 출판사 역까지 포함해 번역자 27명, 번역본은 32개가 있다. 하지만 완역본 자료를 수집한 결과, 중복 번역본을 제외하면 12명의 번역자가 낸 12개 판본에 불과했다(이 중 4개 판본이 표절본).

꼼꼼하게 검토한 8개의 판본도 함량 미달이 대부분이었다. “그때는 이미 날이 밝았었는데도 나는 태연했다. 왜냐하면 이때 나는 사람을 찾고 있지 않았으니까”(최익환 번역본). 이 문장은 “이미 날이 밝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사람들과 만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완전 오역은 아니더라도 문장의 정확한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무슨 일을 하는데도 빈틈이 없고 진심일변도란 말이거든”(오석규 번역본). 이런 번역으로는 더글러스 과부댁이 끔찍할 정도로 엄격하고 예의범절을 따지는(dismal regular and decent) 사람이라는 작가의 비판적인 거리감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

1990년대 이후 현준만 김욱동 등은 이전과는 달리 한글세대의 언어감각에 맞고 독자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단행본의 형태로 새로운 번역을 시도했다. 그러나 현준만의 번역본은 이유없이 작품 일부를 누락하거나, 텍스트에 충실하기보다 번역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과도하게 개입되어 신뢰하기 어렵다.

반면 김욱동의 번역본(민음사 발행ㆍ사진)은 작품성을 충분히 전달하고, 번역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 다만 마크 트웨인 특유의 독설이나 풍자, 아이러니 등 세심하게 고려해서 정확하게 옮겨야 할 대목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다.

소설의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 비판의 경우, 마크 트웨인은 비판의 논리를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교리를 상당 부분 내재화하고 있는 허크의 모순적인 상황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다시 나쁜 짓을 하기로 하자고 했습니다”. 허크의 인식 변화에서 결정적인 장면(제31장)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여기서 ‘나쁜 짓’의 원어는 ‘wickedness’인데, 짐을 탈출시키는 행위가 기독교 교리에서는 ‘사악한’ 행위이지만, 도덕적 정당성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한 어휘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나쁜 짓’으로 옮기는 것은 작가의 역설적인 전달방식에 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는 당대 현실을 사실적으로 전하기 위해 남부 사투리나 흑인 특유의 언어가 상당히 등장한다. 내용은 물론, 작가의 공이 깃든 전달방식까지 온전하게 살리려면 작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상당한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모든 현대 미국문학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나온다”고 평가 받는 이 작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번역판이 절실하다 하겠다.

/영미문학연구회 번역평가사업단 입력시간 : 2004/03/2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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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것이 문제다] <8> 스콧 피츠제랄드 '위대한 개츠비'

금주법 시대배경 이해부족 탓
24개 판본 대부분서 오역 실수

1920년대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쟁 특수로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던 시대이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랄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재즈시대’라고 불린 20년대 미국사회의 풍속을 그린 소설로 널리 알려져 있고, 로버트 레드포드와 미아 패로가 출연해 74년 개봉된 영화 덕분에 더욱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오랫동안 국내 대학 영문학과의 소설 강의 텍스트로 애용되어왔고, 국내 독서계에서 번역문학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현재까지 확인된 ‘위대한 개츠비’의 번역본은 역자 24명에 52개 판본이다. 이 중 23인의 37개 판본을 입수해 동일본을 제외한 총 24개 판본을 검토한 결과, 윤문을 포함한 표절이 8본이었다. 추천할 만한 것은 김욱동 번역본 하나밖에 없었다.

‘위대한 개츠비’의 오역들 중에는 시대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비롯된 것들이 많다. 대부분의 번역자들은 ‘캐나다로 연결되어 있는 (술을 들여오는) 지하 파이프라인’을 ‘캐나다로 통하는 지하정보망’이라고 잘못 번역했다.

또 ‘코디얼주는 워낙 오랫동안 잊혀졌던 술이라 어린 여자 손님들은 잘 구별할 수가 없었다’로 해야 할 것을 ‘감로주는 오랫동안 그대로 둔 채 있었기 때문에 손님으로 온 여자들은 감로주 종류를 구별하자면 아직도 나이를 더 먹어야 할 판국이었다’라고 번역한 경우가 많았다. 금주법이 시행된 1920년대 미국의 시대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다.

단순하지만 문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서 생긴 오역도 많다. 예컨대 ‘yellow cocktail music’(선정적인 칵테일 음악)을 ‘노란 칵테일 음악’ ‘취한 듯한 음악’ 등으로, ‘the world and its mistress’(사교계 인사들과 그 연인들)를 ‘사람들은 부부 동반하여’로 옮긴 경우가 그렇다.

‘the ‘nice’ girl’(양가집 규수)을 ‘멋진 여자’ ‘괜찮은 여자’ 등으로 번역하는 경우는 많은 번역자들이 공통으로 범하는 대표적인 오역 사례에 해당한다.

단순히 숫자 표기에서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많다. ‘페릿’을 ‘페데트’라고 하거나 ‘8명의 하인들’을 ‘12명의 하인들’이라고 잘못 옮긴 경우, 그리고 ‘7월 5일’을 ‘6월 5일’로 표기한 경우도 있다. 이런 오류가 출판사의 오식 탓이 아니라면, 번역자들이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위대한 개츠비’는 59년 권응호와 양병탁이 각각 초역한 이후 정현종 이가형 송관식 김연희 등의 번역을 통해 오역이 상당 부분 수정되었다. 이들의 노력 위에 김욱동의 새 번역이 가세함으로써 번역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김욱동은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았던 오역 중 많은 부분을 바로잡았고, 유려하면서도 원문의 향취를 잘 살려낸 문장으로 ‘위대한 개츠비’ 번역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위대한 개츠비’는 2000년 이후만 하더라도 9종의 번역본이 출간될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 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김욱동 번역을 제외하면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근간 중 신뢰할 만한 번역본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영미문학연구회 번역평가사업단 입력시간 : 2004/04/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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