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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랑시에르라는 새로운 유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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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길영

작성일자

2008-03-11

이메일

조회

2261


이런저런 웹서핑을 하면서 서평란이나 관련기사 등을 살펴보니 요즘은 랑시에르나 아감벤 등의 프랑스 이론가가 새로 주목을 받나 보다. 그들의 책이 국내에 속속 번역되고 있거나 앞으로 많이 번역될 예정이란다. 한때 들뢰즈 열풍이더니 그것도 잠깐, 이제는 랑시에르/아감벤 붐인가? 그런데 이들의 유행은 또 얼마나 갈까?

새로운 이론을 그때그때 수용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이론 수용은 지나치게 프랑스제에 치우쳐 있는데다, 그 '유행'의 기간이 너무 짧다. 수용의 깊이를 논하기도 전에 다른 이론을 끌어들여 '이론상품'으로 팔아먹는다. 이론을 수용하는 자세가 문제이다. 수용한 이론을 '지금, 이곳'의 한국 현실에서 이론-기계(들뢰즈)로 활용하고 착목시킬 방안을 채 고민하기도 전에 또 새로운 이론이 수입되어 이론시장에서 손님들을 호객한다. 그러면 모두들 신상품 이론으로 우루루 몰려간다. 하기야 요즘은 그렇게 호객할 손님들도 별로 없지만 말이다.

한국에서는 이론의 수용도, 매일매일 새로운 사건이 정신없이 터지고 사람들이 정신없이 움직여야 하는 사회풍토를 닮는 것일까? 그래도 되는걸까? 데리다든, 라캉이든, 들뢰즈든, 랑시에르든, 아감벤이든, 누구든 이론연구하는 것 필요하고 좋다. 나는 모든 학문과 이론은 안팎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고 믿는 편이다. 문제는 한국에서의 이론 수용은 지나치게 밖으로만 열려 있다는 것이다.

수용된 이론을 지금, 이곳의 현실 '안'에서 다시 사유하고, 활용하고 뿌리내리게 하려면, 많은 연구와 궁구의 시간이 필요하다. 뿌리가 깊지 못하게 심어진 이론이라는 나무는 곧 죽어버린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 지식시장은 그런 호흡이 긴 연구와 궁구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걸로 보인다. 뭐든지 '빨리빨리'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실적'과 '실용'만이 중시되는 시대에서 이론의 소비가 상품의 소비처럼 정신없이 단기간에 유행을 타고 이뤄지는것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다시 묻는다. 그래도 되는 걸까?

실적과 실용의 시대에, 당장 눈앞의 현실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론을 공부하는 것은 그래서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왕 이론을 공부할 것이면 좀 제대로 했으면 싶다. 깊이, 긴 호흡을 갖고 말이다. 그런 자세는 바로 지금의 시대정신,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실용과 실적을 물신화하는 이데올로기와 충돌한다. 하지만 원래 이론은 주어진 시대의 가치에 맞서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왔다.

시대와 불화하지 않는 이론은 의미없다. 지금, 이곳의 현실을 응시하면서 그 이론들을 어떻게 이론-기계로 이용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만이 이론의 존재가치가 다시 인정된다. 물론, 이 모든 불평과 불만의 말들은 명색이 이론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걸로 주로 밥벌이를 하는 나 자신에게 먼저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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