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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논쟁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작성자

김명환

작성일자

2008-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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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352


최근 열흘새 영미연 자유게시판과 ‘안과밖을 말한다’에 올라온 글들이 사고로 모두 날라갔다. 그 자료들을 따로 인쇄해 자세히 읽으려고 홈피를 오늘 아침 방문한 나로서는 막 논의에 참여하려는 순간 막막하게 되고 말았다. 그러나 기억에 의존해서 몇 가지 생각을 말하고 싶다.


1) 논쟁의 자세에 대해

유희석 회원은 실명 논쟁의 부재에 대해 거듭 불만을 밝혔다. 실제 ‘어느 회원’, ‘한 회원’ 식으로 회원임을 밝히면서도 계속해서 실명을 숨기는 글들이 올라오는 일은 나로서도 불만스러웠고 심지어는 불쾌한 대목도 있었다.
그러나 유희석 회원은 좀 반성하고 자제하는 것이 옳겠다. 가령, 남의 글을 두고 ‘기본이 되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것과 ‘근본적인 쟁점을 잊었다, 근본적인 물음을 망각했다’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오길영 회원의 글이 아무리 불만스럽더라도 그걸 기본이 없다고 한다면 그게 동학과 토론과 논쟁을 하겠다는 자세인가? 사람마다 개성이 있고 독특한 어법이 있게 마련이어서 학술적 논쟁에서 때로 어떤 이에게 불쾌한 것이 사실은 충분히 용인할 수 있는 비판의 방식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의 유 회원의 문제제기는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다, 내 글에 대한 비판을 지워달라’는 반응이 감정적인 것이긴 하지만 무리도 아니다. 유 회원은 실명 논의의 실종에 대한 불만을 되풀이하기 전에 자신이 실명 논쟁의 분위기를 미리 꺾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2) 영미연과 <안과밖>이 과연 허술해졌는가?

유희석 회원은 발언하는 과정에서 영미연과 <안과밖>이 과거에 비해 허술해졌다, 무뎌졌다는 취지의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판단할 때 영미연과 <안과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실망스러운 글이 실릴 때도 물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영문학계의 현황, 한국 지성계 전반을 놓고 볼 때 의미있는 글과 문제제기는 꾸준히 담겨 활자화되고 있다. 그리고 10년 전의 <안과밖>에서도 실망스러운 글은 적지 않이 실려왔다. 이념과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실적 괴리를 왜 그리 이해하려 들지 않는가?
영미연이 젊은 회원들을 많이 영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1995년 당시에 목표하고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수십 명의 회원들이 월 1, 2만원의 높은 회비를 내가며 사무실을 유지하고 두 종의 학술지를 내고 있다면 그것이 그리 허술한 조직일까? 가까운 예로, 지난 연초의 대통령직인수위의 영어 몰입교육 파문이 일었을 때 영미연만큼 빨리 움직여서 3월초에 학술토론회를 조직해서 성사시키고 언론의 주목을 받은 조직이 학계에 과연 어디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이 시점에서 비단 유 회원 개인의 균형감각 회복이 절실할 뿐만 아니라 다른 회원들도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좀더 느껴도 좋으리라 믿으며, 더 큰 포부와 사업계획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3) <안과밖>의 학술적 내용과 그 외의 요소를 구분할 필요

<안과밖>의 편집위원 생활을 오래 한 나로서는 유 회원이 <안과밖>의 학술적 내용에 대한 비판과 편집활동과 제작과정 상의 문제를 뒤섞는 데 대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유 회원의 글이 날라가는 바람에 원영선 박사의 Sense and Sensibility의 표기에 관한 문제제기를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기에는 학술적 논의와 단순한 제작의 문제가 뒤섞여 있다. 적어도 된소리 표기의 문제는 오로지 교정과 교열의 문제이며, 이는 <안과밖> 편집위원과 창비, 창비 외주업체의 인력 간에 팀워크가 예전같지 못하다는 말이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술적 실무의 문제와 학술적 논의를 뒤섞는다면 다른 학술지와 달리 초교, 재교, 삼교를 보면서 고생하는 편집주간과 편집위원들은 서운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
나로서도 <안과밖>의 교정과 교열에 대해 불만이 없지 않지만, 이건 격려를 하고 도와줌으로써 해결할 일이다. 사실 <안과밖>의 역사를 살펴보면, 창간호에서 고문 김우창 교수의 소속 대학이 잘못 표기되어 책을 회수했던 일화부터 원로 대담의 김갑순 선생의 존함이 책표지에 모두 깁갑순으로 표기되는 일에 이르기까지 식은땀 나는 실수로부터 지금은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얘깃거리가 넘쳐난다. 지지난호의 유 회원 자신의 논문에서 각주의 특정 기호가 모두 잘못되어버린 큰 실수도 확인해보니 편집진의 실수가 아니라 창비 측의 제작과정에서 뭔가를 일괄 변경하고 최종 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던가.

그러다보니 유 회원은 정작 이번 25호에 대한 학술적 논의는 오길영 회원의 글이 형편없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발언이 별로 없다. 유 회원이 변죽만 울린 몇 가지 사항에 대해 간단히 내 입장만 밝히면,

a) 특집의 필자 구성: 유 회원은 고려대, 인하대, 서울대의 교수 4명으로 된 필자 구성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동의한다. 그런데 3월 학술대회에서는 전국영어교사모임의 사무국장인 이동현 선생의 발표가 있었다. 왜 이 학술대회가 특집이 되는 과정에서 이동현 선생의 글이 빠졌는지 나도 의아했다. 아마도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겠지만, 이에 대한 전후 사정을 설명하는 일이 머릿글을 통해 나왔어야 옳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른 학술지와 달리 머릿글을 둘 이유는 없다.
지방대를 비롯하여 현실 여건이 다른 대학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실제 나도 특집 필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점이 몹시 신경이 쓰였고, 두어 달 지난 지금의 눈으로 보면 고치고 싶은 대목이 한둘 눈에 띄기도 한다.

b) 편집위원 오길영 회원의 김현론이 ‘우리 시대의 비평 읽기’라는 <안과밖>의 고정 꼭지에 실려야 할 필연적 이유는 약해 보인다. 이 정도만 얘기해도 우리 영미연 회원들의 논의를 위해서는 충분하리라 본다. 마음을 다친 오 회원을 위해서도 더 이야기하지 않겠다.

c) 유 회원이 자게에 올린 글에서 ‘창비와 문지의 구도’가 70년대를 지배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대목이 있었는데, 잠깐 방심한 틈에 나온 실언이라고 생각한다. 멀리 갈 것 없이 백낙청 선생의 글을 한번 다시 찾아보면 이런 구도로 70년대를 보는 것에 대한 비판이 두어 대목 이상은 나올 것이다.

어쨌든 우리 영미연 회원들 간의 실명 논의가 ‘안과밖을 말한다’를 중심으로 학술적인 내용으로 진행되기를 간곡히 희망한다. 그것이 우리가 더 발전하기 위해 꼭 해야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존경을 바탕으로 한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08. 12. 25.

김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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