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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미사가 터닝포인트가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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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1

작성일자

200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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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45


정부측의 폭력진압과 그에 대한 소수의 폭력대응으로, 촛불이 정부의 비열한 수에 말려들어 정해진 수순대로 결국 꺼지는게 아닐까 걱정스럽던 것이, 어제의 미사로 인해 촛불집회의 전개가 또 하나의 창조적 진화를 맞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제발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미사 참여기 퍼옵니다.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398758

그동안 촛불집회에 다녀와서, 사진 올려야지 글 써야지 하다가 보낸 세월이 벌써 2개월. 결국 중간은 다 떼어먹고, 오늘 일부터 올립니다. 오늘은 갑작스레 갔기에 사진조차 없습니다.

오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하 사제단)의 미사와 집회는, 촛불집회의 흐름을 조절하는 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합니다. 2mb의 두 번째 기자회견과 사과 이후 보수언론과 청와대, 법무부, 검찰 등등의 공세가 격화되어 왔습니다. 또다시 색깔론을 입히고, 불법시위와 폭력시위로 몰아가고, 경제가 위기라는 등의 단골메뉴가 푸짐하게 한 상 차려졌었지요.

하지만 오늘 미사와 가두행진은 평화 그 자체였습니다. 저 자신 나이롱이지만 천주교 신자입니다. 5년째 판공도 안 보고 있지만,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과의 외로운 싸움을 옆에서 보듬어 준 사제단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던 게 사실이죠. 그리고 오늘, 퇴근 후 찾아간 시청광장과 가두행진은 종교가 올바른 정도를 갈 때 나오는 힘이 어떤 것인지 제게 여실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사제단의 사회적 신망과 권위가 어디서 나오는지도요.

천주교 미사는 정해진 순서와 양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사제단은 순서는 지키되 양식은 철저히 일반 대중에게 맞추었습니다. 성가(흔히 알기로 개신교의 찬송가)는 <대한민국 헌법1조>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등의 노래로 대체됐고, 원래는 성서를 중심으로 설교하는 강연 역시 현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와 보수언론의 폐해에 대한 비판으로 대체됐습니다.

천주교에서는 여자 신도들은 미사 시간 내내 '미사 포'라는 손수건 비스무레한 것을 머리에 씁니다. 남자 신도들에게는 이런 것이 없기에 남녀 차별 얘기도 나오지만 미사 포를 쓰고 경건하게 기도를 하는 여자 신도들을 보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차분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오늘 광장의 군중들 중에는 미사 포를 쓴 여자 신도들도 많았지만 일반 시민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천주교 미사는 개신교 예배와 달리 매우 조용하고 경건하게 치러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늘 미사는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천주교 신자라면 신부님이 한 말씀 하고 나서 바로 신자들이 "오오~" 혹은 "와~!" 등의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상상도 하기 힘들 겁니다. ^^ 오늘이 그랬습니다.

미사가 끝나기 직전, 사제단은 가두행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남대문 ~ 명동 ~ 을지로입구 ~ 시청으로 돌아오는 계획을 말하면서, 미사 집전 신부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가두행진을 왜 하지요?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입니까?"

순간 사람들은 어떻게 대답할지 난감해 했습니다. 저도 그랬구요. 신부님이 말씀을 이었습니다.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가두행진을 하는 것은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이어서 신부님은 신부와 수녀들이 먼저 광장에서 나갈 것이니 협조를 바란다고, 시민 분들은 안전하게 뒤에서 따라와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이 나가는 모습을 제일 앞에서 바라보면서 울컥했던 건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제 주위의 사람들은 다들 신부님과 수녀님들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며 가슴 벅차했습니다.

그렇게 가두행진이 시작됐고, 경찰은 막지 않았습니다. 제일 앞서 가던 사제단의 행렬 앞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손에 손을 잡고 한 줄의 인간띠를 만들어서 평화시위와 사제단 보호의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저 역시 그 인간띠에 함께 했습니다. 한 할아버지께서 같이 가자며 손을 먼저 내미셨기에 멋쩍게 합류한 것이긴 하지만 말이지요. 그리고 우리들은 안전하게 다시 시청광장으로 돌아온 뒤에, 누구랄 것도 없이 옆 사람과 포옹을 하면서 비폭력의 승리를 만끽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오늘 겪은 사제단의 미사와 촛불집회, 가두행진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오늘 촛불은 또 한 번 진화했습니다. 저들의 '대보수연합'에 맞선 '완전 비폭력 가두행진'을 이끈 사제단은 이제 다시 한 번 시민들이 반격을 가할 기회를, 호흡을 가다듬어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완전한 비폭력이 진리라고 믿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진화하는 촛불과 시민의 힘을 믿고, 그 힘에 경이로워하는 또 한 사람의 시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을 믿고 싶고, 또 믿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서 말씀드리면, 종교행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과 상관 없기 때문에 불법집회니 어쩌니 하는 말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이 또한 촛불을 원천봉쇄하려고 시청광장 주위를 쥐새끼 하나 못 드나들게 막고 있는 경찰의 꼼수에 맞춰 진화한 시민들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사제단은, 앞으로 매일 저녁 6시 반에 시청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한다고 합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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