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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여성, 자연, 문명

작성자

오길영

작성일자

2003-05-10

이메일

조회

4439


성은애 선생님의 세심한 설명을 읽으니 내가 품었던 의문이 상당부분 해소된다. 감사드린다. 공들여 답글을 주신만큼 나도 몇마디 덧붙이고 싶다.

>> "<모노노케 히메>의 에보시의 경우, 일단은 자연-숲과 대립하여 철을 생산하고 철을 다루는 '산업화'의 화신으로 그려져 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에보시가 이끄는 공동체야말로 건강한 노동이 살아 숨쉬는 마을인 면도 있다. 이 마을의 주요 노동력 역시 여성들인데, 이 여성들은 학대받고 착취당하던 자신들을 에보시가 거두어 이렇듯 건강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마저 지니고 있다. 떠들썩하고 활기 넘치는 이 여성들의 노동현장은, 마음 맞는 사람들과 땀흘리며 일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 나도 에보시가 이끄는 타타라 마을 공동체가 보여주는 활기와 생동감을 재미있게 보았다. 더욱이 그마을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 에보시만이 아니라 그 마을을 지탱하는 '산업'인 철을 만들어 내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여성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성선생님도 지적하신 것처럼 이런 인물설정은 여성을 대지/모성/감성/자애로움 혹은 연약함으로 규정하려는 상투화된 여성상을 해체하는 효과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들 여성인물들이 보여주는 삶의 활기가 "땀흘리며 일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 질문의 요점은 그런 활기조차도 어떤 면에서는 그들이 생산해내는 철의 파괴성이 보여주듯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어떤 '맹목'에 따른 활기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노동'의 즐거움이 분명 '인간/문명의 논리'로는 활기있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산과 모로와 그들이 대변하는 '자연의 논리'로는 크게 보아서 파괴의 논리안에 멈추고 있다는 것이다.

에보시가 보여주는 어떤 냉철함의 논리도 크게 보아서 여성을 아우른 문명의 논리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고 여성들이 바로 그런 철의 논리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비관주의가 더 커진 것이 아닌가 싶다.

>> "나는 <모노노케 히메>에서 미야자키의 탁월함이, 막연히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이라는 대립항을 설정하고 개발과 발전에 대한 '자연신'의 적개심에 공감을 두는 것 뿐만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모노노케'의 세계가 줄어들고 에보시의 마을이 확산되는 방향이 결국 필연적인 역사적 추세라는 점을 외면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산과 아시타카가 헤어져야 하듯이, 모노노케 히메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그것이 <모노노케 히메> 전체를 어둡게 감싸고 있는 비극적인 그림자의 정체이며, 이 애니를 보기 드물게 비장하고 어두운 것으로 만드는 근거이기도 한 것같다."

==> 동의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건 아이들이 보고 이해할만한 영화는 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냥 재미있게 볼 수 있기도 하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잔인하기도 하지만. 하지만 단순히 재미를 넘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힘은 내가 보기에도 이 영화가 해묵은 자연주의나 전원주의를 기반한 생태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힘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모노노케'의 세계가 줄어들고 에보시의 마을이 확산되는 방향이 결국 필연적인 역사적 추세라는 점을 외면하지 않은 것"인 데 있다. 나도 동의한다. 이 영화의 비극적 정조도 이 필연성의 날카로운 인식에서 나온다.

그래도 질문은 남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자연과 인간의 조화라는, 이제는 상투적인 소리로 들리는 이 과제는 결국 해결될 수 없는 비극적 질문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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