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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일청기

작성자

뒷북

작성일자

200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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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069


[뒷북을 쳐본다. 성은애 선생이 예전 홈페이지에
올렸던 그 작품 얘기를 이제야 하게 된 것이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들었다. DVD로 보았으니 '관람기'라 해야겠지만,
주로 들었다. 못알아듣는 음악이 이렇게 좋을 수 있나, 하면서.
사실 알아듣지 못하는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성격 탓에 음악에서는 고작해야
영어로 만들어진 것이나 우리 노래, 아니면 그냥 연주만을 들어온 탓에--예외라면
삽시근한 샹송들을 듣다가 파트리샤 카스의 노래들을 들은 게 고작--생소하기만 한
쿠바의 음악을 들을 귀한 기회를 이번에야 가지게 되었다. 처음 DVD를 샀을 때에는
시간이 없어서, 이게 제대로 소리가 나는지 보려고 틀어놓고 각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는지 들어보고 끝냈었기 때문에, 도입부의 쿠바 하바나 거리 풍경에 실린 음악을
들으며 퇴락한 옛 영화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하는 정도로 그만이었다. 그걸 보면서
50년대말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그래서 40년이란 시간의 풍화에 남은 유적을 보는
느낌. 게다가 거리에 서있는 차들이 죄다 4,50년대 미국차들이라 제대로 관리되어
움직이는 것들은 미국에서 빈티지 콜렉션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환상이겠다,
라는 쓸데없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나 기말에다 조금 시간이 난 어제 밤, 드디어 처음부터 제대로
볼 기회가 생겼다. 아흔이 넘은, 예전 부에나 소셜클럽의 전성기 때 날렸을 콤파이
부터 시작해서, 이브라힘, 루벤 등 몇년동안 제대로 음악을 해볼 기회도 없었을 노인들이
뿜어내는 그 소리란!! 물론 그동안 CD와 영화로 우리나라에서도 한동안 엄청 뽐뿌를
해왔기 때문에 그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고, 그것은 이 영화를 감상해서 받아들일 때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음에 틀림없지만, 그래도 참 좋았다. 사랑과 죽음, 노동과 즐김 등
일상에 대한 단순한 가사들도 좋았다. 마눌님은 노래의 번역된 가사가 나온 것을 싫어
했지만 나는 그것이 이 노래들을 더 많이 즐길 수 있게 해주어 불만이 없다. 다만
음반이 나온 뒤 빔 벤더스가 만든 영화라 노래에 대해서는 다 들어보았다고 전제하고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틀어주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CD를
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가 마눌님이 반대해서 그냥 이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싶다.
어쨌든 그냥 사라져버릴 수도 있었을 군소국가의 음악을 다시 살려내서 우리네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도록 해준 라이 쿠더의 집념과 열정에 뭐라 감사를 해야 할지. 이렇게
음악을 듣다보면, 정치관이나 이념, 사상이 얼마나 덧없는 것이고 우리 삶이 그런 하찮은
것에 의해 얼마나 크게 상처 입고 파괴될 수 있는지를 되집어보게 된다. 쿠더같은 사람이
있어 이들은 인류의 역사에 다시 살아날 수 있었지만, 그런 행운을 잡지 못한 많은
사람들과 음악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지. 그렇게 사라져가버린 많은 소중한 유산이
아쉽지만, 지금 이렇게 되살아난 유령같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뮤지션들이 남긴
그 주옥같은 노래에 감사하며 다시 들어본다.
물론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는, 이들이 4,50년대 미국 부자들의 휴양지에서 그들의
여흥을 위해 음악을 연주해왔고, 그런 미국 부자들의 입맛에 맞추면서 권력을 남용했던
정권을 뒤집어 없고 보통 사람들에게 행복과 기회를 되돌려주려고 했던--그러나 결과적
으로 뜻대로 되지 않았던--카스트로 정권 40여년의 실정에 대한 비판은 잠시 멈춰두었다.
이들이 쿠바 혁명이 안일어나서 계속해서 부에나비스타 클럽에서 연주를 했다고 해서 더
나은 삶을 살았을 것이란 보장도 없고, 그런 되새김이 좋은 결과를 나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에 덧붙여서, 이념은 인생보다 짧다는 말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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