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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올로기와 학벌주의

작성자

bloom

작성일자

200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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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21


이데올로기가 무서운 이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문제가 되는 이데올로기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머리로는, 의식적으로는 잘 알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감성적으로는, 무의식적으로는 그에 순응한다는 것이다. 좋은 예로, 내가 보기에 한국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중 하나인 학벌주의가 있다.

정치적으로 진보든 보수든 학벌주의 앞에서는 대개 꼼짝 못하고 순응한다. 정치적으로 꽤 진보적인 사람들조차 한국사회에 갈 만한, 소위 '일류대학'은 단 2-3개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나머지 대학은 갈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게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학, 남들이 알아주는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한국사회에서 살기 힘들다고 단언한다. 라캉의 말그대로 타자의 욕망이 나의 욕망인 셈이다. 그런 발언의 취지를 이해하고 그게 일정부분 우리 현실에서 통용되는 착잡하지만 냉엄한 사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리고 학벌주의의 힘에 대해 생각한다.

다른 이데올로기보다 학벌주의가 더 파괴적이고 힘이 센 이유. 학벌주의는 교육문제이고, 교육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내 자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좋은 학벌이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가를, 좋은 학벌을 지닌 부모/지식인일수록 더 잘 알기에, 머리로는 그런 학벌주의가 한국사회를 좀 먹는 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하면서도, 한국사회같은 극단적인 학벌주의 사회에서 살아야 하는 자식을 기르는 부모로서는 손쉽게 다른 길을 택하지 못한다. 그렇게 의식과 무의식, 이성과 감성이 분열된다. 남 얘기가 아니라 두 아이를 기르는 아비로서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몇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 학벌주의에 철저히 순응하는 길. 그래서 주어진 한국사회의 체제에서 적극적으로 살아남는 길. 둘째, 어떤 방식으로든 학벌주의를 돌파하여 다른 방도를 고민하는 길. 하지만 쉽지 않고 막막한 길. 셋째, 한국사회를 탈출하는 길.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는 길. 넷째, 아무 생각없이 사는 길.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사는 길.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착잡하다.

하지만, 이 모든 질문은 한국사회의 학벌주의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질문이다. 18-19세까지 기록한 알량한 학업성적과 등수에 따라 얻은 학벌간판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고 차별을 두는 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학벌주의자라면 이런 말들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그런 분들께는 자신이 사로잡힌 학벌주의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파괴적인 이데올로기인지를 생각해보시라는 의미에서 김상봉 교수가 쓴 [학벌사회](한길사)라는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한국사회의 지식인라면 다른 어떤 문제보다 학벌주의를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귀국후유증을 앓고 있는 요즘 더 자주 하게 된다. 아이들이 불쌍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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