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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의 용기와 교활함

작성자

bloom

작성일자

2007-10-18

이메일

bloom.pe.kr

조회

2725


오마이뉴스에 실린 대선 관련 인터뷰에서 한겨레 정치부기자 성아무개씨가 한 말이다. 나는 때로 그의 정치분석에 동의하지 않지만, 아래 지적은 핵심을 찌르고 있다.

> "노 대통령은 '내가 말을 좀 험하게 해도 내용물은 괜찮지 않나' 하는데 틀린 얘기다.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그런 태도로 집권했나. 집권 전후가 다르다. 그는 겸손했고, 사람들을 울릴 줄 알고, '시골 출신이라 거칠긴 해도 참 따뜻한 사람이구나' 하는 인상을 줬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달라졌다. 선출직 공무원은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치는가가 굉장히 중요한 콘텐츠다. 속은 선한데 도둑같이 생긴 사람, 속은 악한데 선하게 생긴 사람, 누굴 찍을까? 후자다. 국민은 진짜 누가 선한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말을 선하게 하고 선하게 보일까 연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표가 모여서 당선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만 치중하면 감정정치, 이미지정치가 되지만 내용물은 괜찮은데 왜 내가 불량하냐고 하면서 국민을 야단치는 태도는 동의할 수 없다.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지 왜 야단을 치나? 나는 원칙과 역사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자처해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국민에게 겸손하게 설명해야 한다. 노 대통령의 국민을 가르치려는 태도가 결국 "노무현이 얘기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는 메시지 거부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유권자의 수준이 초등학생이면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사의 수준에서 설명해야 하는데 대학교수처럼 칠판에 적으라고 호통을 쳤기 때문이다. "

몇번 지적했지만, 훌륭한 정치인은 "나는 원칙과 역사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자처하지 않는다. " 정치적 의도의 선함이 정치적 훌륭함은 아니다. 자신밖에 모르고 객관적으로 검증될 수 없는 의도의 순수함을 강변하며 대중에게, 혹은 자신을 지지했던 이들에게 좀 봐달라고 징징대는 정치인. 그게 바로 정치적 나이브함이다.

다른 모든 세상사가 그렇듯이, 정치적 행위의 의미는 오직 사후적으로 그것이 거둔 정치적 '효과'에 의해서만 평가된다. 그것이 정치의 리얼리즘이다. 그 의도가 어떻든 자신의 정치적 행위가 나쁜 결과를 가져 왔다면 책임져야 한다. 그게 정치의 살벌한 현실이다. 설령 아무리 의도가 좋다할지라도, 정치적 행위의 결과가 결과적으로 다수에게 해를 미친다면 그는 정치적으로 실패한거다. 물론 그 역도 마찬가지이다.

이게 마키아벨리가 누누이 강조한 지도자의 정치적 역량이다. 용기와 (좋은 의미의) 교활함의 결합. 교활함만 있으면 사악한 정치가 되고, 용기만 있으면 우둔한 정치가 된다. 그 둘을 결합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정치적 지도자는 그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의도가 아니라 정치적 행위의 효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능력. "끊임없이 국민에게 겸손하게 설명"하는 능력. 그런 능력을 정치적 권모술수라고 착각하며, 누구처럼 정치적 의도와 "내용물"의 선함만을 내세울 때 지난 5년간 이 정권이 보여준 나이브한 정치가 나타난다.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든, 앞으로 5년 동안 또 그런 꼴을 볼까 두려울 뿐이다.

한국 정치의 현실에서 용기와 교활함을 겸비한 정치인을 기대하는 것, 정말 기대난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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