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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많은 개인주의가 필요하다.

작성자

bloom

작성일자

200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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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99


전에도 그런 말을 쓴 적이 있지만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개인주의이다. 내가 최근에 쓴 어느 글에서 언급한 표현을 다시 쓰자면 더 많은 ‘사회적 개인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버지니아 총기난사사건을 보면서 새삼 든 생각이다. 한국사회는 지겹도록 집단주의적이다. 그것이 민족이든, 가족이든, 국가든. 그러나 그 어떤 집단주의적 가치들도, 개념들도 개인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

나는 민족이나 국가라는 것이 실체가 있다고 믿지 않지만, 설사 그런 것들의 실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은 개인의 가치보다 언제나 뒤에 온다. 아니, 뒤에 와야 한다. 내가 민족이나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이 나를 위해 존재한다. 가족도 마찬가지이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나 <율리시즈>를 내가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다. 주인공 스티븐은 말한다. 국가니 민족이 그것들이 내 앞에 무릎을 꿇으라고. 나는 그것들에게 무릎 꿇지 않겠다고. 그런데 한국사회는 개인이 국가와 민족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을 요구한다. 한국사회의 민족주의, 국가주의, 애국주의. 정말 끔찍하고 지겹다.

이번 총기난사사건을 한국사회와는 너무나 다르게 수습하는 미국의 개인주의를 곧이곧대로 배울 수는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미국식 개인주의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것이 한국사회가 지향할 절대적 대안은 아니다. 관련지어 말하자면, 한미FTA 체결 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한국의 일부 철없는 경제학자들이나 경제 관료들이 믿듯이 신자유주의적 미국식 자본주의만이 한국 자본주의가 택해야 할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더 많은 대안들을 탐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미국의 개인주의에서 많은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특히 이번 총기사건을 다루는 미국 사회의 어떤 ‘저력’을 보면서 더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미국사회에서 배울 것은 이런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일부 철딱서니없는 '숭미주의자'들은 미국에서 배워야 할 것은 안배우고 엉뚱한 것만 보고 베끼려고 든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가 아니다. 철저한 개인주의자만이 나와 다른 개인들, 다른 사람들이 지닌 고유한 개성과 고유성을 존중할 줄 안다. 한국사회는 개인에 대한 존중이 없거나 너무나 모자란 사회이다. 한국사회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비정하리만큼 잔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아니라 내가 속한 집단의 가치를 나의 가치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인 간판주의, 학벌주의, 민족주의, 국가주의를 보라. 모두 개인이 아니라 그 개인을 익명으로 만들어버리는 집단주의의 논리들이다.

여전히 ‘저항적’혹은 '방어적' 민족주의의 가치를 믿는 이들이 있다. 문학론에서도 그렇다. 아직도 ‘민족문학’의 가치가 유효하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 그렇게 믿는 거야 그들의 자유다. 하지만 이제 한국사회도 더 이상 저항적 혹은 방어적 민족주의가 필요하다고 엄살을 부릴 때는 지났다. 한국사회에는 민족주의, 민족문학이 아니라 더 많은 개인주의, 개인주의 문학 혹은 그런 개인주의를 탐색하는 시민문학이 필요하다. 나는 인문학의 가치는 더 많은 개인주의의 훈련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문학이야 말로 그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는 고유성을 지닌 개인들이 지닌 삶의 깊은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 그 본령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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