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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사회

작성자

bloom

작성일자

200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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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4


오늘자 한겨레 서평란에는 김동춘 교수의 <1997년 이후 한국사회의 성찰>이라는 책을 다룬 서평이 실렸다. 도대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어떤 사회인가를 해명하는 매우 주목할 책이라는 생각에 나도 얼른 책주문을 했다. 기자가 정리한 김동춘 교수가 꼽은 기업사회의 특징은 이렇다.

> “▶ 자본의 고유한 권력인 생산 지휘권이 극대화돼 사회 영역으로 확대된다.
▶ 정치·사회가 기업 활동을 통제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에 봉사하는 구실을 한다.
▶ 기업의 생산성이 곧 국가나 사회의 생산성으로 간주된다.
▶ 대기업 및 기업가 단체가 단순한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 영역까지 간섭한다.

▶ 정치활동, 정책 생산, 법원, 미디어 등이 주로 대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
▶ 국민·시민·주민이 소비자로 불린다.
▶ 모든 정부·사회 조직의 우두머리는 경영자를 이상적인 역할 모델로 설정한다. 교회와 학교까지도 기업의 모델을 따라서 자신을 재조직한다.

▶ 정치·사회 엘리트층까지도 주로 기업 경영자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 노조활동은 기업 경영의 방해물로 간주된다.
▶ 행정부는 기업조직을 모델로 한다. 정부부처 중에서 경제 부처가 다른 모든 부처를 압도한다
▶ 경쟁력이 없는 것은 곧 부도덕한 것으로 간주된다. 공공성은 곧 무책임과 동일시된다.“

나는 한국사회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이제는 신자유주의라는 추상수준이 높은 개념보다 김동춘 교수가 제기한 ‘기업사회’라는 개념이, 내가 보기에는 거의 미쳐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느껴진다. 좋은 사회과학자는 복잡한 현상을 응축한 새로운 개념어를 만들어낼 줄 안다. 철학이 그렇듯이 말이다.

위에서 언급한 ‘기업사회’로서 한국사회의 특징들은 우리가 거의 일상적으로 접하는 당연한 ‘진실’처럼 되고 있다. 가령 마지막 특징으로 언급된 “경쟁” 논리가 이 시대의 전가의 보도처럼 되었다. 아무도 그것의 타당성을 의심하지 않는 지고의 진리. 그래서 이제 “공공성은 곧 무책임과 동일시”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경쟁력이 없는 것은 곧 부도덕한 것”이 되었다. 그래서 “경쟁력”없는 개인이나 조직은 도태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래도 되는 걸까?

설사 백보양보해서 '경쟁의 논리'를 받아들인다고 치자. 그런데 지금 누구도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그 “경쟁력”의 논리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여러 가지 언사가 나오겠지만 결국 핵심은 기업의 이익, 좀더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의 서평기사에서 기자가 썼듯이, “소유주와 경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력이다. 누가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가? 그것이 핵심이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공공성”의 원리를 끝까지 지키고 그 가치를 가르쳐야 하는 “교회와 학교까지도 기업의 모델을 따라서 자신을 재조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과연 그래도 되는지를 묻는 목소리조차 이제 거의 사라졌다. 그래도 되는 걸까? 우리시대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국가에 연구비를 더 달라고 앵벌이를 하기 전에 이런 “전사회의 기업화”가 되어버린 우리 현실에 개입하고 발언해야 하지 않을까? 과연 대학을 비롯한 “학교까지도 기업의 모델을 따라서 자신을 재조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아닌지를 분석하고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너무 비관적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현실의 흐름은 거의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 “기업의 이익이 사회의 이익”인양 호도되고 그걸 다수 시민들이 당연시하는 사회에서 “공공성”과 연대라는 민주공화국의 뿌리는 내릴 수 없다.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토양은 아직 그만큼 척박하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이 할 일은 여전히 많다. 돈 더 달라는 앵벌이짓을 하기 전에 한국의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 김동춘 같은 인문학자, 사회과학자가 좀더 많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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