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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설적인 노래의 힘: 안치환 '외침'을 듣고

작성자

오길영

작성일자

200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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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140


안치환 8집 '외침'을 되풀이해서 듣는다. 이번 달 중으로 처리해야 하는 하는 일의 성격이 상당히 지루하고 단순한지라 그 지겨움을 줄이려고 이런저런 노래를 듣는다. 이번 안치환의 앨범은 다 좋다. 가령 안도현의 시에 노래를 붙인 '연탄한장'이란 노래.

삶이란 나 아닌 다른 이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
방구들 싸늘해지는 가을 녘에서 이듬해 봄 눈 녹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듯이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 게 두려워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삶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 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그러나 내게 가장 인상깊은 노래는 앨범 후반부를 채운 훨씬 직설적인 '정치적' 노래들이다. 그중 '총알받이'는 특히 인상적이다. 어떤 이는 이렇게 직설적인 노래가 불편하다거나 '예술적'이지 못하다거나 하며 불평을 터뜨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예술'이라는 것이 꼭 세련되거나 복잡하거나 은유적이거나, 혹은 돌려 말해야만 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예술은, 노래는 때로 필요할 땐 무섭도록 단순하고 직설적이고 투박해야 한다. 때로는 우아하고 세련된 것이 위선적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마 이번 이라크전에 파병을 지원한 "자랑스런 대한민국 군인" 중 누군가는 웃기지도 않는 애국심과 평화를 위한다는 착각으로 파병지원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안치환이 이 노래에서 통렬하게 지적하듯이 "새빨간 거짓말"에 속은 거다. "조국을 위한단 건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러면 뭔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힘도 없고 빽도 없는 대한민국 군인"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돈의 논리이다. 이라크에 가면 지금 받는 군인 급여보다 수십배의 돈을 받는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라크 파병 사병의 월급여가 200만원을 넘으며 사망시 보상금은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 혹자는 묻는다. 어쨌든 이번 이라크 파병은 자원한 것 아니냐고? 나도 되묻겠다. 과연 이렇게 돈으로 우리 젊은이들을 꼬시지 않았어도, 과연 그 빌어먹을 애국심만으로 자원자가 그리 넘쳤을까?

아무리 대한민국 군인들이, 장교들이나 사병들이나 할 것 없이, 공히 군기가 빠져 엉망이라고 하더라도, 그 정도로가까지 멍청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전쟁은 그 허울이 무엇이든 돈의 논리이다. 부시가 이라크를 친 것이 석유때문이요, 이 땅의 파병찬성론자들이 한때 입만 열면 떠들던, 요새는 그것도 무안한지 입닫고 있는, 그 빌어먹을 국익론도 결국은 미국의 경제보복(?)에 대한 근거없는 두려움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힘도 없고 빽도 없는" 우리 젊은이들이이 이라크에 파병지원한 것도 결국은 돈 때문이다. 다 알듯이 겉으로 떠드는 듣기좋은 말들, 이라크 평화재건이나 어쩌구 하는 말들은 본인들도 믿지 못하는 껍데기말에 불과하다.

나는 생각있는 시민단체, 혹은 예술가, 작가들이 '고상한' 창작활동은 잠시 젚어두고 왜 우리 군인들이 이라크 파병을 지원했는지, 그 의식의 심층탐사를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과연 그들이 무슨 '고상한' 이유로 그 사지에 자원해서 갔을까? 아마도 별게 아닐게다. 돈 때문이리라. 어쨌거나 이라크에 우리 "자랑스런 대한민국 군인들"이 파병되었다. 도망치듯 말이다. 추한 이유로 이 더러운 전쟁에 파병된 우리 젊은이들이 부디 건강하게 살아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어떤 이는 이 앨범을 듣고 안치환에게 이제 나이값 좀 하면서 조금 부드러워지고 힘을 빼라고,좀더 세련되라고 조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와는 반대되는 주문을 하고 싶다. 이 나라에는 늙기도 전에 힘이 빠지거나 유연해지다 못해 문어처럼 물렁물렁해지거나, 세련되다 못해 역겨운 애늙은이 가수, 아니 연예인들이 넘쳐 난다.

나는 안치환이 연예인이 아니라 예술가로 자신의 음악의 길을 세우려는, 자신의 소신을 유지하기를,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은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더욱 강하고, 투박하고, 직설적이기를, 그 저항의 정신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노래 들을 수 있는 곳:
http://blog.naver.com/tfcrow.do?Redirect=Log&logNo=80003856016

가사:

자랑스런 대한민국 군인인 너
떠나가네 저 먼 낯선 곳으로
누굴 위해 무얼 위해 가야하나

아버지가 베트남에 가셨던 것처럼
넌 떠나가네 제국의 총알받이로 뒤치닥거리 하러
조국을 위한단 건 모두 새빨간 거짓말
넌 그저 총알받일 뿐야 우리 아버지처럼

*자랑스런 대한민국 군인인 넌 군인인 난
그저 미군의 총알받이 우린 미군의 총알받이
힘도 없고 빽도 없는 대한민국 군인인 넌
그저 미군의 총알받이 우린 미군의 총알받이 일뿐

나~~ 난 난 미군의 총알받이
나~~ 난 난 제국의 총알받이
자랑스런 대한민국 군인인 넌 군인인 난 그저 미군의 총알받이
나~~ 난 난 미군의 총알받이
나~~ 난 난 제국의 총알받이
힘도 없고 빽도 없는 대한민국 군인인 넌
그저 미군의 총알받이 총알받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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